2009년 04월 26일
엘리베이티드 트레인(El) 그리고 하이라인 파크
뉴욕을 다루는 영화들을 보면 지하철이 자주 무대로 등장한다. 대부분 그래피티로 뒤덮여 있거나 크라임 씬과 연관이 있는 뭐랄까 그래 바로 고담시티가 뉴욕이군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된다. 실제 뉴욕의 지하철을 타려고 역으로 들어가면 오, 마이 가시, 빗물도 뚝뚝 떨어지고 말만한 쥐들이 철로길에서 레이스를 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아니 매일) 본다. 한국 사람들에게 더욱 믿어지지 않을 만한 사실은 "핸드폰이 안터져!"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종종 여기서 나고 자란 어린 2세들이 한국 가서 지하철 타본 뒤에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라고 믿는 일도 종종 있다.
뉴욕의 지하철들은 맨해튼 내에서는 할렘 북쪽 위로 올라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하"철이다. 하지만 할렘 위쪽으로나 다른 브롱스나 브루클린 보로로 빠지는 철도는 지하철이 아니라 고가다리 철도 위로 운행되는 지상철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은 뉴욕 지하철은 상당히 안전하고 믿을 만한 교통수단이다. 낡은 거야 어찌하겠냐마는...하는게 그냥 여기 사람들 사고방식인 것도 같고. 노선에 따라 타는 사람들도 좀 다르고 일단 지하철 안에서 전화 붙잡고 크게 통화 하는 사람들 없어서 좋은 점은 있다. 물론 요새도 붐박스 들고 타는 인간들이 드물게 보이기는 하지만. 경기가 나빠서인지 팬핸들링(앵벌이)하는 사람들이 좀 늘어난 것은 확실히 눈에 띄기는 한다. 아, 간혹 지하철에서 전도하는 인간들이 있기는 있다.
뉴욕의 지하철들은 맨해튼 내에서는 할렘 북쪽 위로 올라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하"철이다. 하지만 할렘 위쪽으로나 다른 브롱스나 브루클린 보로로 빠지는 철도는 지하철이 아니라 고가다리 철도 위로 운행되는 지상철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밤늦게 맨해튼의 야경을 뒤로 고단한 일상을 마치고 전철 창가에 기대선 이민 노동자의 애환 등의 백그라운드로 거의 빠짐없이 사용되는 장치가 이 인터보로 고가 전철이다.
뉴욕의 지하철은 세계 최초도 아니고, 미국 최초도 아니다. (런던이 세계 최초(1863년)이고, 미국에서는 보스턴이 최초인 것(1897년)으로 알고 있다) 이미 뉴욕 시내에 건물들이 빽빽하게 다 들어선 후인 1900년에 첫 공사를 시작했다.
그럼 그 이전에는 어떻게 했을까 하고 찾아보니 지하철 전에는 물론 마차를 탔다...가 다일 리 없지않겠나.
우선 거리 위로 다니는 무궤도 전차와 궤도 저차도 있었고,(한성에 비슷한 형태의 전차가 들어온게 1899년이니 의외로 당시에도 첨단기기를 좋아하는 유전자가 작동하고 있었나 싶기도) 무엇보다 오늘 얘기하려는 엘리베이티드 트레인이 있었다. 위에서 얘기한 지상철의 원형정도라고 하면 될까?
엘리베이티드 트레인(Elevated Train)은 보통 El 이라고 불리었는데 원래 모습은 아래 그림처럼 지상 2~3층 정도의 고가 철도에 전기동력 기차가 다녔었다. (이 아이가 아니라 이 엘이다. 엘이라고 읽어야 한다)

이 엘리베이티드 트레인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67년으로 처음에는 케이블로 당겨서 움직이는 방식으로 도입을 했다가 물론 그게 생각처럼 잘될리 없으니 위의 그림처럼 증기 기관차가 머리 위로 매연을 뿜으며 한참 다녔다. 오염이 너무 심해지자 1903년 모두 전철로 교체했다. 그림 아래의 마차를 보세요. 마차라고 해도 버스나 객차같은 규모의 대중교통 마차를 말한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더블데커 엘도 나중에는 생겨나고, 심지어 그 다음 사진처럼 대형사고도 (1905년 9월)발생했다. 지난 번 클라인도이칠란트때 언급한 대형사고와 같은 각종 사고들을 뉴욕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본다. 근대화의 수업료라고 설명해야하나 대부분 한국에서 80년대에 치뤘던 사고들의 원형을 뉴욕사에서 볼 수 있다(연루된 부패 정치인들까지).


(사진 출전: New York City Subway, Tom Range Sr., Arcadia Publishing, 2002)
아무튼 점차 지하철이 자리를 잡아가고 오래된 엘은 점차 노후되고 점차 퇴출되게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승객용 엘은 1955년까지 명맥을 유지했고, 그래서 종종 1950년대 이전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는 이 El 이 등장한다.
대부분 이제 뉴욕에서 철거되었자만, 다운타운 웨스트의 부둣가에는 화물운반용으로 사용되던 엘 트레인 고가도로 일부가 철거를 면하고 흉물스럽게 남아있다. 요즘 뜨는 동네인 미트패킹지역 등을 가다보면 보이는 고가철도가 바로 그 잔해이다.

그런데, 오래동안 그냥 방치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더니만 마치 비무장지대처럼 여기가 아래 사진처럼 되어버렸다.

(사진 출처: http://www.forgotten-ny.com/SUBWAYS/Tenth%20Ave%20trestle/Tenth.html)
당연히 1980년대 중반 뉴욕 경기가 좀 안정되고 슬슬 개발 붐이 불자 철거를 하려고 했는데, 근처 네이버후드인 첼시에 사는 피터오블레츠라는 주민이 철거를 반대하는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1999년 철거반대 및 공원화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가 결성되었다.
그 결과는 이 고가다리를 "하이라인(High Line)"시민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진행 중이다. 아직 완공이 안되었지만, 이 고가다리 위를 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공원으로 이제 완공이 되었다.(내용 업데이트 6/14)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은 다음 웹사이트를 보시길: http://www.thehighline.org/
이전에 펜스테이션이라는 역을 하나 철거하고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만들고 난 후, 많은 뉴요커들이 후회를 많이 했다한다. 그래서 오래된 역사의 잔류물이 있으면 가능한 뭐든지 살려서 활용하려는 것 같다. 하기사 "식민잔재"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우니 활용하기도 쉬워지기는 하다만...
바라기는 서울에도 부산에도 자꾸 부숴 없애려고만 하지말고 남기는 것도 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by | 2009/04/26 11:15 | 紐約市小史 | 트랙백(3)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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