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에서 바라보는 우주라는게... by 迪倫

알아두면 나쁘지 않을 천문의 비밀...까지는 아닙니다 헤헤로 잠시 번외편을 올려놓고는 그 사이 시간이 흘러버려서 원래 쓰고 있던 기조를 살짝 놓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잊기전에 저도 빨리 포스팅을 해서 기억을 되돌려놔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올해는 틈나면 밸리에도 글을 올려놓으려고 합니다. 너무 고립되어 있는것은 역시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 제 블로그의 글을 읽게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얘기 걸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재미있게 "놀자"가 이 블로그의 목적입니다. 아무튼.... 다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우주와 인간의 끈을 그리도 끊기 어려워...까지 시리즈 글을 올리면서 최근 한국의 과학사학계에서 '발굴'한 조선 천문학의 성취와 한계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러면 이게 실제 17-18세기 지구상에서 어떤 단계에 있었던 것인지 비교를 해봐야 조금더 자세히 이해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웃 국가의 경우를 살펴보고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았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아래의 이미지는 유명한 오카노 레이코가 그린 음양사의 제일 첫편 "安倍晴明 忠行に随ひて道を習ふこと"(아베노 세이메이, 다다유키를 쫓아서 도를 배우는 일)의 한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있는 이야기는 원래 12세기에 엮어진 "고금물어집(今昔物語集)의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그림 속에서 다다유키도노(忠行殿) 또는 가모도노(賀茂殿)라고 불린 음양료의 우두머리가 이날 소년의 비범한 능력을 보고 그를 음양사로 가르치게 되면서 이 만화의 전체 스토리가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아베노 세이메이가 아시다시피 온천하의 요괴 귀신들을 물리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소년 아베노 세이메이를 알아본 가모노 다다유키(賀茂忠行)는 실제 10세기 중후반 음양료의 수장이었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음양료(陰陽寮)는 헤이안시대의 관청 중의 하나로 점복, 천문, 달력, 시간측정을 담당하던 곳입니다. 원래 가모 집안은 일설에는 몇백년전인 7-8세기 견당사로 당나라를 다녀오면서 대연력(大衍曆)이라고 하는 달력을 도입한 기비노 마키비(吉備真備)의 후예로 그로 인해 대대로 음양료를 맡고 있었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아베노 세이메이를 거둬들인 가모 다다유키의 아들 가모노 야스노리(賀茂保憲)가 이후 아베노 세이메이를 가르친 후 훗날 음양료의 일 중에서 달력은 아들 가모노 쓰미요시(賀茂光栄)에게 그리고 천문(그러니까 점복 퇴마를 의미합니다) 부분은 아베노 세이메이에게 전승하였고, 그 후 일본의 천문은 두개 집안이 번갈아가며 음양료를 맡아 이어져 내려갑니다.

이후에 아베노 세이메이 집안은 쓰치미카도가문(土御門家)으로 칭하고, 가모 집안은 가데노코지가문(勘解由小路家)와 코토쿠가문(幸德井家)으로 칭하면서 일본의 공적인 천문 달력을 담당하면서 대대로 내려오다가 15세기 가모가문의 종주가 아들에게 살해를 당하면서 가모씨의 가계는 끊어지고 대신 아베노세이메이의 후손이 양자를 보내 음양료를 전체 통괄하게 됩니다. 물론 이후 다시 양자에 의하여 가모집안이 재건되면서 다시 양대 집안 라이벌 관계가 이어지지만 결과적으로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쓰치미카도 집안이 일본의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국가 공식적 천문달력의 유일한 권위로 내려오게 됩니다. 호오! 과연!


이어지는 내용

다음 이야기를 준비해볼려고요 by 迪倫

망원경에 이어진 전근대 천문학은 슬슬 마무리하고 대략 3회 정도 준비해둔 얘기만 올리고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밸리에 발행안한지 좀 오래되니 점점 갈라파고스 섬이 되고 있나 싶기도 하군요.

망원경 시리즈를 마치면 지난번에 1부와 2부로 나눠 올렸던 "이상한 나라의 네무리 교시로" 3부를 올려볼까 궁리 중인데 재미있을지 잘 가늠이 안되네요.....

궁리를 좀 더 해봐야할지.... 의견을 주시면 그것도 반영해보겠습니다.

아무튼 늘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번외) 알아두면 나쁘지 않을 천문의 비밀...까지는 아닙니다 헤헤 by 迪倫

우주와 인간의 끈을 그리도 끊기 어려워...에서 원래 예고했던 진도를 나가기 전에 여기서 잠시 몇가지 용어를 설명드리고 넘어가겠습니다. 뭐 혹시 질문이 있으면 대답드리겠다고 했는데 별로 호응은 없고 대신 제가 포스팅을 쓰면서 다시 확인해보거나 정리한 내용 중에 그럭저럭 알아두면 쓸모는 없지만 재미는 있을만한 꺼리를 좀 모아 올립니다.

1. 유세차 정유년 정월 초팔일....
유세차(維歲次)라는 표현은 제사와 같은 전통 의례에서 정말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유(維)는 여기서 발어사(發語辭)로 이제 말을 시작한다는 정도의 딱히 의미없는 표현입니다. 세차는 '올해의 차례'는 이라는 의미입니다.
원래 세차 앞에는 연호가 들어가고 세차 뒤에는 갑자표기 연과 월일이 따릅니다. 지난번 소개해드린 1837년 시헌력 달력의 표제가 "大淸道光十七年歲次丁酉時憲書"이었는데 여기서 연호 대청 도광17년, 다음에 "세차" 그리고 정유년이 나온 것과 같습니다. 정조가 실시한 시헌력 이전에는 명나라 연호가 들어갔었고, 고종이 청과의 종속관계를 청산한 후에는 "광무몇년 세차 모년 시헌력"처럼 표제가 바뀌었습니다.

아, 근거는 명확하지 않지만 원래 "유 만력(명나라 연호)48년 세차 경신년 모월 모일..."하고 시작하던 것을 청에 복속한 후 제사를 지낼때 청나라 연호를 부를 수 없다고 유 다음에 세차 사이의 연호를 아예 누락시켜버린 관행이 점차 굳어져서 그냥 이제 '유세차'라고만 한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2. 세(歲)와 년(年)
둘 다 한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원래 의미 상으로는 조금 다른 시간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한번 생각해볼까요. 한 해를 정하는 기준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고대의 사람들이 시간의 주기성을 발견한 것은 두가지의 움직임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했을때부터 입니다. 하나는 태양을 통해 계절이 반복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이 반복된다는 것이죠.

태양이 매일 조금씩 뜨는 자리가 바뀌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법칙성을 바탕으로 보통 춘분에서 다음 춘분까지를 한 해로 잡은 것이 태양력이고 이것이 세(歲)라고 합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지구가 태양을 한바퀴 도는 시간이 평균 365.2422일 입니다.

또 달리 발견한 패턴은 달이 12번 차고 지면 계절이 돌아오더라는 것이죠. 이 1년을 년(年)이라고 합니다. 이 1년은 12번의 삭망 주기로 구성되는데, 삭(朔)이 이 주기의 첫날이고 망(望)은 달이 완전 꽉 차는 중간 날짜 보름이고, 다시 줄어들어 삭이 되면 한달이죠. 이 달의 주기는 29.27 에서 29.84 일 사이이고 평균 29.53일 입니다. 12번 달이 차고 기울면 평균값 기준 354.36일이 됩니다.

전통적 농업, 혹은 유목 사회에서는 이 달의 1년과 해의 1년이 모두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주기라서 이 둘을 기준으로 달력이 생겨납니다.

이어지는 내용

1 2 3 4 5 6 7 8 9 10 다음